성인 ADHD 약물치료 후기 85(ADHD 약물치료 시즌1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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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블로그에 찾아주신 여러분! 반갑습니다.
오랜만에 구어체로 포스팅을 써내려갑니다.
최근에 멘탈이 많이 약해져서 여러분들이 남겨주신 소중한 댓글에 대댓글을 못달았네요.
많이 죄송합니다.
그래도 댓글은 항상 감사하게 읽고 있습니다.
하나하나 댓글을 달진 못하지만 포스팅으로나마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요즘 근황은 잘.. 모르겠어요.. 좋은건지 나쁜건지
그냥 세상이 재미없고 다 부질없다는 생각? 살아서 뭐해? 이번 생은 좀 꼬였네?
이런 부정적인 생각이 많이 드네요.
우울증약도 잘 챙겨먹는데 이런 회의감이 드는 것은 우울증 때문이 아니라
그냥 지금 준비하는 수험생활 자체에 관한 진로의 방향성에 대한 회의감인 듯 해요.
안정적인 직장을 위한 수험공부,
그저 남들에게 창피하지 않을 직장을 다니는 것이 제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가 아닌데
왜 그렇게 수험공부에 간절하게 된걸까? 라는 나름 성숙한 고민도 많이 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제주도에 가서 스타벅스에서 일하면서 유튜브랑 블로그 활동하면서 살고 싶어요.
(진짜 진지하게 고민중입니다 ㅋㅋㅋㅋ)
유튜브랑 블로그 활동으로 수익이 한달에 50만원만 나와도, 경제적으로 그렇게 힘들 것 같지는 않거든요!
스타벅스도 알바생도 다 정규직이라 짤리는 일도 없고.. ㅎㅎㅎㅎ
제 블로그도 처음에는 <누가 이런 허접한 블로그 봐주기는 할까?>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포스팅이 100개를 돌파했고, 방문자 수는 하루에 500~2000명,
구글 애드센스 수익은 하루에 1~3$ 정도 나오긴 하네요..
방문자 수가 많지도 않은데 가끔 광고 수익이 5$ 넘을 때가 있는데
아마 방문자분이 의도적(?)으로 광고를 열심히 클릭 해주셔서 그런 듯 해요..
이름모를.. 그 분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
뭐 아무쪼록.. 블로그 처음 시작할 때를 생각하면 장족의 발전이긴 합니다 ㅎㅎㅎ
사실 수익도 수익이지만 제 블로그를 통해서 ADHD 약물치료를 받고, 더 나아가 삶의 변화를 보신 분들이 댓글을 많이 남겨주셔서 인간적인 뿌듯함이 더 좋긴 합니다.
위선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진심으로 하루에 블로그 수익 1~3$ 나오는 것보다 이게 더 지금으로서는 성취감이 있네요.
뭐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시험은 그럭저럭 봤습니다. 시험 집중도 그럭저럭 잘 됐고 목디스크 증상도 잘 안느껴졌거든요.
1차는 붙을 것 같은데.. 2차 3차를 열심히 할 자신이 없어요.
그냥 합격해도 기쁠 것 같지 않은 생각이 엄청 많이 들어요.
제가 원했던 직업도 아니고 그냥 도피성시험으로 1년정도 공부한 거라 그런지 간절함이 없네요.
최종합격해도 허무할 것 같아요.
아마 시험날 있었던 일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시험날 아침에 콘서타 54mg을 복용하고
시험장소 앞에 있는 김밥천국에서 밥을 먹었어요.
그동안 제 블로그 글을 보신 분은 알겠지만, 저는 식욕저하가 엄청 강하게 오는 편이고
밥을 먹지 않으면 심장 쿵쾅거림이 심하게 느껴져서 밥을 억지로라도 먹어야 시험 때 집중 할 수 있어요.
그래서 김밥천국에서 식사를 하는데 너~~무 먹기 싫은데 우걱우걱 먹었습니다.
(이게 그동안 일상이었죠)
거의 식사하는데만 30분 걸린 것 같아요.
중간에 구역질 나오는 것을 꾸역꾸역 참아가며 표정이 일그러지니
식당 아주머니가 물어보시더라고요 ㅋㅋㅋ ㅠㅠㅠ
"식사가 마음에 안드세요?" 라고 ㅋㅋㅋ
뭐 그렇게 역겨운 식사를 마치고 시험 직전까지 칼로리를 때려박기 위해
코로나 때문에 교실 안에서는 식사가 안되기에 두유랑 초코바를 화장실에서 먹었어요.
옆에서는 암모니아 냄새가 진동을 하고, 대변칸에서는 서라운드로 변 보는 소리가 뿌지직 들리고
그 안에서 초코바랑 두유를 먹는데 역겨워 죽는 줄 알았습니다.
그래도 억지로 먹었어요. 2~3번은 진짜 토할 것 같더라구요.
그 구역질하는 도중에 주변에 사람들이 저를 이상하게 보더라구요.
그때 거울에 비친 제 모습을 봤는데 갑자기 현자타임이 오지게 와서
다 포기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처음으로 했습니다.
뭐 아무튼 시험이 끝나고, ADHD 약을 한동안 먹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너무 좋아요.
마음껏 먹고 싶은 것을 먹을 수 있다는게 얼마나 행복한지 다시 절실하게 깨달았어요.
억지로 식사하는 것은 이제 지긋지긋합니다..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그동안 100개의 포스팅을 쓰면서 수험생활을 위한 ADHD 약물치료기를 위주로 썼는데
지금 심정으로는 다시는 수험생활을 하고 싶지 않네요.
이번에 붙으면 붙는거고 떨어지면 그냥 제주도에 갈까 생각중입니다.
뭐 번복할 수는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이런 생각입니다.
수험생활만 아니면 일상생활으로는 콘서타 27~36mg도 괜찮거든요.
식욕도 나름 만족할 수준이고
뭐 이런 저런 얘기를 두서 없이 얘기했지만.. 지금까지 제 심정을 담아내봤습니다.
101번째 포스팅인 지금 포스팅을 마지막으로
<수험생활을 위한 ADHD 치료기> 시즌1을 종료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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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1년간 힘들었던 수험생활..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