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실의 도전기/경찰 일기 (2019.05 ~ ?)

[경찰일기 18] 막내답게

Nomadic-Basil 2021. 7. 12. 14:10

첫 근무날.. 선배님들의 표정?..

 

 

지구대/파출소에서 근무한지 2달이 됐다.

 

처음에는 무전기에서 들리는 용어들이 너무나 낯설고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못 알아들었지만

 

2달 정도 되니 드디어 무전용어들이 익숙해졌고, 쉬운 무전같은 경우는 내가 직접해보기도 한다.

 

무전기너머로 들리는 내 목소리는 항상 어색하다.

 

 

그리고 지구대/파출소 일이 대략적으로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게 됐다.

 

물론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무슨말이냐면, 젊은 순,경장이 많은 팀에 배정된다면 나이가 비슷한 1~2년차 선배가

 

직접 옆에서 전담마크해서 하나 하나씩 일을 차근차근 설명해주며 알려주는 경향이 있다.

 

 

 

 

 

반대로, 내가 속한 팀의 경우이기도 한데

 

젊은 순,경장이 없고 나이대가 많은 팀에 배정된다면 실습생을 그닥 반가워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럴만도 한 것이 말이 실습생이지 사실상 실무는 하나도 모르고 팀에는 당장 도움이 안되니

 

다소 시크하게 반응하시는게 아닐까 싶다.

 

 

일을 자세히 알려주지 않기에 어깨너머로 눈치껏 배워야 한다.

 

 

그리고 어차피 많은 것을 알려줘봤자 이해하지 못하니까

 

일을 어떻게 하는지 옆에서 알아서 눈치껏 보고 배우라는, 약간 방임식 교육(?)을 해주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종종 순찰차에서 "막내야, 이럴 때는 이렇게 처리해야 돼"라며 교훈을 주시긴 한다.

 

업무적인 지식을 자세하게 알려주시기보다는

 

경찰관으로서 관록이 섞인 지혜를 알려주시기에 그 과정에서 친절함은 없을지언정

 

교육적인 효과는 좋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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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답게, 신입답게 생활하다보니 이제 선배분들이 챙겨주시기 시작한다.

 

 

 

 

순찰차 뒷자리에 주취자가 오줌을 잔뜩 싸놓으면, 위 짤처럼 선배분들이 나를 쓱 쳐다본다.

 

바로 무슨 말인지 감이 와서 "선배님 뒷자리 깨끗하게 청소해놓겠습니다!"라고 말한 뒤

 

고무장갑을 끼고 깨끗하게 청소하고 페브리즈도 잔뜩 뿌린다.

 

더운 여름날, 땀이 이마에 송글송글 맺힌 채 열심히 청소한 모습을 기특하게 봐주신다.

 

 

말하지 않아도 궂은 일을 싫은 내색 없이 도맡아 하다보니

 

처음에는 "야", "막내야", "교육생!" 등의 호칭으로 불러졌다면 최근들어 "바실아!"라며 나의 이름을 불러주신다.

 

 

 

 

그리고 최근에 한 선배 분이 순찰차안에서 실습생활 할만한지 물어보셨다.

 

"얼른 일을 배워서 팀에 도움이 되고 싶은데 아직 많이 미숙한 것 같습니다" 라고 대답하자

 

"바실아, 시간이 해결해주니까 너무 조급해하지말고, 지금 잘하고 있어" 라고 다정하게 말씀해주셨다.

 

 

 

일을 능숙하게 처리하려면 아직 멀었지만...

 

현재로서는 막내답게 잘 생활하고 있다는 것에 만족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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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일기 18 끝.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