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 치료후기(바실)

성인 ADHD 약물치료 후기 63(독서실 안녕! Feat. 추억팔이)

Nomadic-Basil 2020. 4. 7. 21:55

약을 먹으면 공부가 너~~무 잘 된다..!

 

 

2019년 1월, ADHD 판정을 받았다. 

 

약물 치료 효과를 제대로 느껴서, 그 즉시 바로 독서실에 가서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등록했던 기억이 난다.

 

 

2019년 1월 23일, 독서실 첫날

 

 

 

2019년 4월 20일.. 이 사진을 왜 찍었지?

 

 

그리고 1년 3개월의 독서실 생활을 오늘로써 끝을 맺게 됐다.

 

이 시간동안 독서실에서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공부가 너무 잘돼서 '왜 지금에서야 내가 ADHD인 것을 알았을까?'하는 후회와 행복의 눈물이 있었고

 

수험공부와 더불어 시사, 교양, 철학 책을 읽으면서 한 인간으로서 성숙해지는 깨달음도 있었다.

 

1평도 안되는 작은 독서실이지만 나에게만큼은 지식과 지혜를 수련(?)했던 공간이었다.

 

 

오늘 독서실 짐을 싸면서 여러모로 생각이 많아졌고, 이 생각을 포스팅으로 써보는 것도 괜찮다 생각해서..

 

이렇게 글을 써내려가고 있다.

 

 

내가 독서실을 그만 둔 이유는.. 매우 심플하다. 

 

바로 집에서 공부가 잘되기 때문이다!!

 

 

 

 

 

 

 

최근에 약을 먹고 집에서 공부를 해봤다.

 

오전 9시에 일어나, 유튜브를 1시간 조지고(?) 10시쯤 밥을 배터지게 먹고.. 어느정도 소화를 시킨 후

 

11시에 약을 먹었다.

 

그리고 약빨이 온 12시부터 오후 9시까지 본격적으로 책상에 앉아 공부를 했다.

 

 

<아무리 내가 약을 먹는다해도.. 과연 집에서 공부가 될까?>라는 의심으로 공부를 시작했다.

 

 

하지만, 내 예상보다 공부가 꽤 잘됐다.

 

타이머로 시간을 잰 결과, 9시간 중에 6시간을 공부했다.

 

<몰입>의 순간도 두번정도 있어서.. 공부의 밀도도 준수했다.

 

결론적으로 예상보다는 매우 좋은 결과였다.

 

 

<집에서 공부를 못한다>는 것은 일종의 편견이 아니였을까 싶다.

 

내가 ADHD임을 몰랐을 시기에는, 강제로 독서실에 가야 그나마 공부를 조금 했기에..

 

<집 공부>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있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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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외. 추억팔이)

 

 

독서실을 다니는 지난 1년 3개월의 시간동안 어떤 일이 있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마치 독서실에서 보낸 시간은 삶의 시계가 멈춰버린 느낌이다.

 

 

스마트폰 앨범을 보면서 <아 맞다! 이 때는 이런일이 있었지..>라며 추억팔이를 해봤다.

 

소소하지만 내 지난 추억을 써내려간다.

 

 

 

 

 

나홀로 제주도 여행

 

 

 

제주항공을 타고... 나도 최종까지 갔었는데...ㅎ

 

 

2019년 3월 초쯤에.. 독서실에서 공부하는게 답답했다.

 

봄이라 날씨도 좋은데.. 공부로만 시간을 보내는 나의 청춘이 아까웠다.

 

그래서 갑작스럽게 제주도로 혼자 여행을 떠나게 됐다.

 

 

 

 

 

분위기 좋은 게스트 하우스에서 묵었던 기억이 있다.

 

침대 옆 유리창문을 통해 바다가 훤히 보이는... 풍경 좋은 게스트하우스였다.

 

 

 

 

 

아침에 일어나서, 바다풍경을 보며 커담(커피+담배)을 했다.

 

정말 기가막혔다.

 

이 때의 담배 맛을 잊지 못한다.

 

제주도에서의 기억을 잊지 못해서

 

이번 년 2월쯤에 게스트하우스 스탭으로 한달정도 일하려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때문에.. 내 작은 버킷리스트를 이루지는 못했다.. ㅠㅠ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면 나중에라도 꼭 제주도 게스트하우스 스탭으로 잠시나마 살아보고 싶다.

 

 

 

 

그러던 도중, 대한항공 객실승무원 1차 발표가 났다.

 

합격을 했고 바로 면접날짜가 잡혔다.

 

대한항공을 세번 지원하면서 서류는 항상 붙었기에.. 서류합격이 놀랍지는 않았다.

 

그만큼 많이 붙여주니까.. 면접이 문제지..ㅎㅎ

 

제주도 1주일 여행을 중도에 포기하게 됐고.. 3일만에 바로 서울로 돌아오게 됐다.

 

 

 

대한항공은 항상 남자 면접을 아침에 몰아서 본다.

 

이 날은 거의 새벽 5시에 일어나서 메이크업(?)을 하고, 정장을 말끔히 차려입었다.

 

그리고 여유롭게 회사 앞 카페에 들렸다.

 

<이번에는 붙을 수 있을까?...>라는 조금은 떨린 마음으로 카페에서 시간을 보냈던 기억이 있다.

 

결과는 뭐 불합격이었지만.. 

 

 

 

 

 

 

 

언제인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사립대학교 병원 사무직에 최종까지 갔었다.

 

초봉도 연 4000만원정도에 정년도 거의 보장됐고, 사학연금도 적용되는.. 무려 정규직이었다!

 

자소서도 정말 대충썼는데..

 

신의 직장이라 불리우는 교직원에 최종까지 간 것만 해도.. 나에게는 기적이었다.

 

하지만!! <혹시.. 는 역시..> 였다.

 

최종에서 떨어뜨릴거면 애초에 서류나 붙여주지 말지.. 라고 생각했었던 것 같다.

 

그래도 불합격 메일은 신경써서 보낸 티가 나서 인상깊었다.

 

 

 

이번년에는 취업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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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팔이 끝.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