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실의 인생 일기

결혼은 하지 않는게 좋겠다. 본문

끄적이는 잡생각

결혼은 하지 않는게 좋겠다.

Nomadic-Basil 2019. 4. 23. 03:17

 

 

 

ADHD라는 질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안 이후로, 벌써 3개월의 시간이 지났다.

 

3개월이란 시간이 그렇게 짧은 시간은 아니지만, 아직까지는 나에게 낯선 듯하다.

 

마치 낯선 사람과 같은 방에서 동거하는 거 같다. 불편하지만, 계속 신경 써야 하는 그런 존재이다.

 

 

ADHD 확진을 받기 전까지는 책상에 앉아서 무언가를 집중하는 것이 많이 힘들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약을 먹고 나서는 공부가 굉장히 잘됐기에 그저 좋았다. 하루에 10시간도 족히 공부가 가능했으니까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결국 ADHD라는 병을 평생 숨겨야 하니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다.

 

물론 부모님은 내가 ADHD라는 사실을 알고, 지지해주지만 그것은 10달 동안 배 아파 낳은 자식이기에 가능한 거 같고

 

과연 나의 친구들, 미래의 배우자는 이해해줄까?

 

 

나에게 중학교, 고등학교를 같이 다닌 죽마고우 친구가 3명 있는데, 이 친구들에게도 아직 말 안 했다.

 

ADHD라는 사실을 말하면, 아마 반응은 이럴 것이다. '네가?! 너 되게 차분한 성격인데, ADHD라고?'

 

<충동성은 없고 주의집중력이 부족한 ADHD>라고 그들을 설득하는 것도 귀찮고

 

무엇보다 결국 ADHD는 정신병이기 때문이다.

 

정신과 질환으로 인해 정신과 병원에 다니는 것에 대한 사회의 시선을 너무나 잘 알기에, 아무리 친해도 말하지 않았다.

 

그나마 배출할 수 있는 곳이 이곳, 티스토리 블로그인 것 같다 ㅎㅎ

 

 

죽마고우 친구한테도 이 정도인데, 당연히 지금의 여자 친구한테 말할 생각은 전혀 없다.

 

여자친구는 모든 고민을 나한테 털어놓지만, 나는 그녀에게 모두 털어놓을 수 없다.

 

여자친구도 보통의 사람이라면 결국 색안경을 쓰고 나를 쳐다볼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아마도 미래의 배우자에게도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ADHD는 유전적인 요소가 강하기 때문에,

 

ADHD라는 질환을 자식들에게 물려주는 것은 부모로서 죄책감이 들 것 같다.

 

의학기사를 찾아보니, 부모가 ADHD인 경우에는 그 자녀가 76% 이상 ADHD를 갖게 될 확률이 있다고 한다.

 

ADHD 아동의 형제에서는 30% 정도 발현율이 있다고 한다.

 

말이 76%지, 사실상 매우 높은 확률로 미래의 자녀에게 ADHD를 안겨주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아버지가 ADHD 였던 것 같다. 화를 잘 냈고, 차분하게 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결국 그 유전자가 충동성은 제거된 체, 나에게 온 것이고 지금 이렇게 살고 있다.

 

물론 극심한 ADHD는 아니라서 굳이 약을 안 먹어도 일상생활에는 크게 지장 없지만, 

 

계속 공부해야 하는 나의 입장에서는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ㅎㅎ

 

아버지를 원망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유전자는 나의 대에서 끊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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