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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실의 도전기/경찰 일기 (2019.05 ~ ?)

[경찰일기 20] 실습 끝, 진짜 순경 시작

Nomadic-Basil 2021. 8. 20. 13:54

실습 끝?... 복잡한 심정...

 

 

중앙경찰학교에서 4개월 교육, 지구대/파출소에서 4개월 실습... 오늘부로 모든 과정이 끝났다.

 

[실습생]에서 [순경]이 됐다.

 

회사로 치면 [인턴]에서 [사원]이 된 것이다.

 

 

중앙경찰학교에서 교육은 사실 크게 어렵지는 않았다.

 

그저 교수님들이 시키는대로만 하고 교칙을 어기지 않으면 큰 문제없이 지나갔기 때문이다.

 

반면에 지구대/파출소에서의 4개월 실습은 생각보다 쉽지는 않았다.

 

 

학교와 직장은 엄연히 다른 곳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할까?

 

 

 

 

 

실습 초반에는 지구대/파출소 업무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고,

 

무전기 너머로 들리는 소리도 하나도 못알아듣겠고, 선배분들이 일을 시키면 어리버리타다가

 

많이 혼나기도 했다.

 

게다가 내가 속한 팀은 그렇게 친절한 분위기도 아니였기에 A부터 Z까지 차근차근 알려주기보다는 맨땅에 헤딩하는 느낌으로 일을 배웠다.

 

"군대는 다녀왔냐? 말귀를 왜이렇게 못알아먹냐?!"

 

"야! 빨리 좀 하라고, 어물쩡대지말고!" 등등...

 

빡세게 교육받기도 했다.

 

내가 제일 많이 했던 말은 다름아닌 "죄송합니다!" 였으니 말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혼나는 나를 보고 팀장님께서 "아니! 이 양반들아 실습생한테 뭘 알려주고서 혼내야지! 아무것도 모르는 애를 방치하면서 말이야.. 그렇게 혼내면 되겠어? 실습생 좀 잘 케어해봐!"라며 나를 변호(?)해주셨다.

 

팀장님의 고마운 호통(?) 이후로, 자세하고 친절하지는 않지만 선배분들이 조금씩 일을 알려주시기 시작했다.

 

 

 

 

 

내심 친절하게 일을 알려주는, 행복한 실습생활을 하는 동기들이 부러웠다. 

 

뭐 어쩌겠나? 시간이 해결해주리라 믿고 있었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대선배들에게 능글맞게 일일이 물어보는 것은 내 성격상 잘 하지 못하고,

 

선배들도 귀찮은 내색을 하는 것 같아서 독학(?)위주로 일을 배웠던 것 같다.

 

선배들이 일 하는 것을 어깨너머로 배웠으며 수첩에 처리과정을 실시간으로 속기하듯이 메모하곤 했다.

 

 

 

 

 

신고가 없어도 항상 온갖 메뉴얼을 읽어보려고 했으며, 내 나름대로 열심히 실습생활을 했던 것 같다.

 

 

 

 

어깨너머로 일을 배워도, 메뉴얼을 보면서 일을 배워도, 실전에서는 실수가 자주 있었다.

 

일이 익숙치 않다보니 내가 원하던대로 능숙하게 하지 못했고 큰 실수가 아니더라도

 

'아 분명 알았었는데 왜 이렇게 어리숙하게 일처리를 했지?'라며 스스로 자책하기도 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실습 3개월차가 될 때 즈음, 어느정도 업무가 손에 익기 시작했다.

 

아직까지는 어렵고 복잡한 업무는 아직 손도 못대긴 하지만

 

기본적인 업무 전화도 제법 잘 받고, 난이도가 어렵지 않은 사건처리는 어느정도 하는 수준이 됐다.

 

 

 

 

드라마 미생의 [하대리]를 떠올리게 하는, 유독 나를 심하게 혼내키는 선배분이 계셨는데

 

요즘은 어느정도 말귀도 알아듣고 시키는 일을 문제없이 처리하니

 

"수고했다" "잘했어" 라고 츤데레스러운 어투로 칭찬해주시기도 한다.

 

오늘 실습 끝난 기념으로 간소하게 케익을 먹으며 간담회를 했었는데

 

선배분들이 "그래도 내가 본 실습생 중에서는 바실이가 제일 나았던 것 같어? 그치?" 라고 극찬(?)을 해주셨다.

 

그동안 매일 혼나면서 마음에 생긴 응어리들이 한 순간에 풀리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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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봤자 겨우 4개월 실습기간이 끝났고, 지금부터 본격적인 순경생활이 시작될텐데...

 

실습때와는 달리 1인분을 할 줄 알아야 할텐데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뭐 이 고민도 결국 시간이 해결해주겠지...

 

실습 때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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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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