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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실의 인생 일기
성인 ADHD 약물치료 후기 61(운명) 본문
어릴 때, 내 별명은 <애늙은이>였다.
타고난 성격이라 그런가?
학창시절부터 어떤 사건이 일어나면, 주변 친구들은 놀라는 반면에
나의 경우는 꽤나 낙천적이면서 관조적인 태도였다.
<그럴수도 있지> <뭐 별거 아니네> <왜 다들 저렇게 놀래지?>라는 반응이었다.
이런 제3자의 입장에서 관찰하는 것을 즐기는(?) 관조적인 성격때문인지, 매사에 호기심이 많았다.
<왜?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할까?> 등등..
이런 이유로, 지금까지 TED 강연이나, 세바시와 같은 교양 프로그램을 즐겨보고 있다.
최근에는 꽤나 흥미로운 주제가 있기에 이렇게 포스팅을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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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아래의 기사와 강연 영상을 보면 좋을 듯 하다.
https://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2/10/08/2012100803242.html
http://mhpark.or.kr/?document_srl=163624
https://www.youtube.com/watch?v=MenYHcLC16M
자유의지란 과연 존재할까?
중국집에 가면, 우리는 짜장면을 먹을지 짬뽕을 먹을지 고민을 한다.
그리고 잠시동안 고민을 한 끝에, 마음으로 결정을 내린다
'오케이, 오늘은.. 짜장면으로 정했어!'
그리고 이 속마음의 결정을 밖으로 표출한다.
"이모! 여기 짜장면 하나요!"
자유의지는 위 사례에서 '짜장면으로 정했다'라는 것을 마음속으로 결정한 순간이다.
하지만 뇌과학자들의 실험결과에 따르면, '짜장면으로 정했다'라는 생각을 한 순간 이전에
이미 뇌에서 스파크가 튄다고 한다.
즉, 뇌가 짜장면으로 결정한 것을 마치 내 스스로 의지에 의해 결정한 것으로 착각했다는 것이다.
자유의지는 환상일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였다.
(물론, 실제 실험에서는 짜장면 짬뽕이 아니라 다른 질문이였습니다 ㅎㅎ)
물론 이 실험에 대해 과학자들마다 의견이 갈리긴 하지만,
대체적으로 자유의지는 환상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다수의 의견인 듯 하다.
우리는 생각하고 계획하고 행동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사실상 뇌라는 CPU의 출력 결과물일 수도 있다.
자유의지가 정말 환상이라면, 철학자들이 말하는 결정론일 것이다.
그리고 개인마다 주어진 운명이라는 것이 있을 것이다.
결정론에 입각한 나의 상황을 예로 들어볼까?
아침에 일어난다.
약을 먹지 않고, 씻고 밖으로 나간다.
그리고 카페에 들려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긴다.
30분 쯤 지나면, 배고픔을 느낀다.
약을 먹지 않았으니, 식사를 마음껏 즐긴다.
그리고 독서실로 향한다.
약을 먹는다.
책상에 앉아 약효가 오기를 기다린다.
약효가 오기까지는 정확히 35분이 걸린다.
이 35분 동안, 책상에 앉아있으면서 내가 느끼는 감정은 공부가 너무 하기 싫고, 모든게 다 귀찮다.
자리를 박차고 PC방으로 달려가고 싶다.
그런데 참 웃기게도, 35분이 지나면 공부가 재밌고, 문제 푸는게 즐겁다.
'이거 뭔.. 개떡같은 상황인가?' 라는 생각을 하면서 즐겁게 공부를 한다.
그렇다.
내가 공부를 하고 싶어도 못했던 이유는 뇌가 고장났기 때문이다.
나에게 만큼은 자유의지는 환상이었던 것이다.
조선시대에 내가 태어났다면, 나는 절대 과거시험에 합격하지 못할 '운명'이었을 것이다.
정말 다행스럽게도, 현대의학이 발달한 지금의 시점에서 나의 운명을 바꿀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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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 대한 통계를 보면, 한국은 항상 꼴찌이다.
헬조선이라서? 세대갈등이 심해서? 먹고 살기 힘들어서?
위 강연에서는 행복전달 물질인 <아난다 마이드>가 적게 분비돼서 그런 결과라고 한다.
이런 경우와 비슷하게, 성격도 후천적인게 아니라 그냥 타고난 것일 수도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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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지는 법을 적용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개념이다.
자유의지가 없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가 인정하게 돼버리면, 범죄자를 처벌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회안정을 위해, 법원은 자유의지를 쉽게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어느정도 자유의지에 대해서 관대한 판례가 나왔다.
누군가는 위 판결을 보고 좋은 변호사를 써서 감형을 받았다라고 비판하거나
매우 황당하고 어처구니 없다고 비난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매우 뇌과학적인(?) 판결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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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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