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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실의 인생 일기
[경찰일기 39] 타인은 지옥이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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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은 지옥이다"
대부분은 2019년에 방영한 임시완이 출연하는 고시원에서 일어나는 드라마 제목으로 알겠지만,
어원을 찾아보면 장 폴 사르트르가 희곡 “닫힌 방"에서 등장하는 말이다.
왜 사르트르가 타인은 지옥이라 했는지 의미를 곱씹어 보면 철학적인 깊은 깨달음이 있다.
예를 들면
- 누군가 "너는 왜 그렇게 말해?"라고 하면, 갑자기 내가 뭘 잘못했나 싶고, 내 행동을 스스로 검열하게 된다.
- 만약 회사에서 동료가 나의 헤어스타일을 지적하면 계속 거울을 보면서 헤어 스타일을 신경쓰게 될 것이다.
- 만약 누군가 살 좀 빼라면서 참견을 하면 '내가 정말 뚱뚱한가?'라고 의기소침하게 생각할 것이다.
- 이때부터 나는 나 자신이 아니라, 타인이 만든 나로 살게 될 것이다.
그 순간, 나는 더 이상 내 삶의 주인이 아니고, 타인의 기대, 평가, 시선에 갇힌 존재가 될 것이다.
사르트르는 이걸 "지옥"이라고 표현했다.
즉, "타인의 시선이 나를 규정짓는 순간, 나는 자유롭지 않다. 나를 잃는다. 그게 바로 지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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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지구대 선후배들 동료들이 쌍팔년도에나 할법한 나에게 욕을 하거나 손찌검을 하거나 쪼인트를 까거나 그런 일은 없다.
다만 회사에서 나한테 간섭하고, 강요섞인 시선, 잔소리, 부모도 안할법한 인생에 참견하는 불필요한 말, 무례한 말, 계급 혹은 나이가 많다고 자신이 더 나은 사람임을 전제로 깔고 나를 가르치려는 행태들이 체질적으로 나랑 너무 맞지 않는다.
선배답지도 않은 선배에게 힐난섞인 말을 들어도 속은 부글부글 끓지만 그저 허허 웃으며 넘기면서 연기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사르트르가 말하는 '타인은 지옥이다'가 갖는 철학적 정의가 단순히 고통의 장소를 넘어 불타는 고통이나 악마 같은 이미지가 아니라, 자유의 박탈을 상징하는 것이라면 나에게는 경찰이라는 회사, 더 자세하게 얘기하면 현재 근무하는 지구대는 지옥이다.
나의 본질을 잃고 타인에 의해 소비되는 상태, 단순히 감정적 불편함을 넘어 나라는 한 사람의 존재의 근본적 위기이며 주체성을 잃는 삶이다.
단순히 불편한 게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본질을 파괴되는 끔찍한 상태인 것이다.
나를 잃는 것만큼이나 끔찍한 일이 있을까?
물론 경찰이라는 위계적이고 보수적인 회사 말고도 다른 일반적인 평범한 회사를 갔어도 개인주의 성향이 짙은 나로서는 어느 회사든 지옥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회사로부터 벗어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
퇴사가 곧 천국이지 않을까?

하지만 더 끔찍한 것은 생계를 위해, 먹고 살기 위해 내가 지옥이라는 생각하는 곳을 당장 벗어날 수 없다.
언제 벗어날 지 알 수 없는 타인의 기대, 평가, 시선에 갇힌 존재로 계속 근무해야 한다.
먼 미래에 경제적 자유, 빠른 은퇴를 한 파이어족이 된다면 지금 이 순간도 과거의 아련한 추억이 되겠지.
조금만 버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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