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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실의 도전기/경찰 일기 (2019.05 ~ ?)

[경찰일기 15] 이직공부 보류

Nomadic-Basil 2021. 5. 30. 00:05

경찰의 외침? 절규? 갈등?

 

 

지난 경찰일기에서도 언급했듯이

 

지구대/파출소 첫 출근 날, 여러 주임님들이 이직을 권유했다.

경찰조직에 대한 건강한 비판도 있었고 거친 욕설이 섞인 원색적인 비난들이 혼재된 말씀들이었다.

결론은 미련없을 때, 젊을 때, 더 나은 직장으로 이직하라는 말씀이었다.

그때 당시에는 너무 충격적이었다.

1년이 넘는 수험기간 동안

 

ADHD 약물 부작용을 이악물고 버틴 나의 치열했던 수험생활의 결과는

 

<이직해라>라는 선배들의 조언으로 돌아왔으니 말이다.


허무했다. 



그리고 최근까지만 해도 <이직 욕구>가 샘솟았다.

하지만 요근래 이직에 진지하게 고민을 해본 결과, <일단 보류>의 답을 내렸다.

그 이유들은 다음과 같다.


 

1. 경찰 조직의 규모는 약 13만명일 정도로 거대한 조직이다. 분야도 굉장히 다양하다.

그리고 우리가 흔히 보는 지구대/파출소에서 근무하는 지역경찰뿐만 아니라 

 

경찰서, 각 지방청 등에서 수많은 부서들이 있다.

이 거대한 조직에서 선배분들이 겪은 경찰생활은 일부분일 것이다.

선배분들의 직업인으로써 경찰관의 삶은 나의 경찰관 삶과 다를 수도 있지 않을까?

지금은 지구대/파출소에서 근무하고 있지만 나중에 다른 부서에 가면 나의 적성이 맞는 곳 혹은 동료들이 좋아서 일할 맛 나는 곳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가능성을 미리 배제하고 바로 이직을 준비하는 것은 성급하다고 생각한다.

 


2. 약물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

일상생활을 할 때 ADHD 약물 부작용은 그렇게 크지 않다.

하지만 한 자리에 오래 앉아서 공부를 해야하는 수험생 입장이 되면 부작용은 꽤 크게 다가온다.

나의 블로그를 오랜기간 봐왔던 방문자들은 알겠지만 나의 거의 유일하고 강력한 ADHD 부작용은 바로 <식욕저하>이다.  

약을 먹으면 배고픔을 거의 느낄 수 없다. 

 

하지만 식사를 하지 않으면 저혈당으로 의심되는 증세(기력이 매우 없음)때문에 공부에 집중을 할 수 없다.

몸은 배고파서 아우성치는데 뇌는 식사를 거부한다.

하지만 공부를 위해서 밥을 억지로라도 먹어야만 한다. 

뇌가 식사를 강력하게 거부하는 상태에서 억지로 밥을 먹는 것은 너무나 정신적으로 고통스러운 일이다.

이 과정을 또 겪을 생각을 하니 다시 공부를 할 엄두가 잘 나지 않는다.




3. 예비 파이어족으로서 가성비가 별로다.

 

세번 째는 <이직 공부>에 대해 가장 회의적으로 느끼는 이유이기도 하다.

나는 필사적으로 재테크 공부를 해서 경제적 자유를 이뤄, 

 

노동자의 삶을 빠르게 은퇴하는 파이어족이 되는 것이 목표다.



정말 빠르면 5년 안에, 

 

늦어도 10년안에, 즉 마흔 전에는 노동자로써의 삶을 은퇴하고 

 

제주도에 가서 오롯이 나 자신을 위한 삶을 살아갈 목표가 있다.

 


만약 이직 공부를 한다면 2~3년은 재테크 공부를 치열하게 못할 것이다.

운이 좋게 경찰 일과 공부를 병행하며 2~3년 안에 이직에 성공한다 한들,

 

 나에게 남는 것은 크게 2가지 일것이다. 

하나는, 말단 9급 경찰공무원에서 급수로 치자면 조금 더 높은 공무원으로 되는 것이다.

두번째는 약 50~70만원 올라가는 월급 인상정도가 있겠다. 



이 두가지 이직의 장점은 10년안에 노동자 삶을 은퇴하려는 나에게는 크게 메리트있는 

 

장점이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차라리 2~3년 이직 공부에 쏟는 노력과 열정을 재테크에 쓰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했다.

경찰 일이 도저히 맞지 않는다 생각하면 그때 가서 이직준비를 결심해도 늦지 않겠지 뭐...

이런 저런 이유로 이직 공부에 대한 고민의 답은 현재로서는 <보류>이다.

일단 지금은 재테크 공부를 더 미친듯이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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