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 1 | 2 | |||||
| 3 | 4 | 5 | 6 | 7 | 8 | 9 |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 31 |
- 성인 ADHD
- ADHD
- ADHD 약물치료 후기
- ADHD 약물 부작용
- ADHD 치료 후기
- ADHD 공부
- 성인 ADHD 치료 후기
- 성인 ADHD 약물치료 후기
- 메디키넷 부작용
- ADHD 약물치료
- ADHD 약물치료 부작용
- 성인 ADHD 전문병원
- 콘서타 54mg
- 성인 ADHD 치료
- ADHD 병원
- 메디키넷 후기
- 콘서타
- 조용한 ADHD
- 콘서타 부작용
- 성인 ADHD 치료후기
- 공부 집중
- 콘서타 후기
- ADHD 치료후기
- 성인 ADHD 약물치료
- ADHD 약물
- ADHD약물부작용
- 경찰일기
- adhd 치료
- 성인 ADHD 병원
- ADHD 공무원
- Today
- Total
바실의 인생 일기
[경찰일기 49] 언제든 떠날 수 있는 사람 본문

2년차 신임순경 시절, 기동대에서 근무할 때, 내가 유독 따르던 팀장님이 있었다.
그분은 승진이 빠른 스타일은 아니었다.
대부분 근속으로 계급을 다셨고, 동기들에 비하면 진급 속도는 느린 편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사람들은 그 팀장님을 은근히 부러워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남들보다 계급장은 늦게 바뀌었을지언정, 재테크에는 훨씬 빨리 눈을 뜬 분이었기 때문이다.
서울과 수도권에 부동산을 여러 채 보유한, 알짜배기 자산가였다.
기동대 특성상 인사발령 시즌이 되면 분위기가 크게 요동친다.
새롭게 부임하는 기동대장이나 기동단장의 성향에 따라 조직의 공기가 달라진다.
좋은 분들도 많지만, 가끔은 유독 ‘기강’을 강조하며 존재감을 드러내는 간부들이 있다.
사열과 훈련 점검 강도가 갑자기 세지고, 현장 분위기는 팽팽해진다.
그럴 때면 어디선가 꼭 불만 섞인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또 시작이네. 기강 잡는다고 괜히 뺑뺑이 돌린다.”
대원들이 술렁이던 그때, 팀장님이 내게 했던 말이 아직도 뇌리에 박혀 있다.
“바실아. 저기서 가오 잡는 총경이나 나나 너나 결국 다 똑같은 월급쟁이 아니냐? 나이 먹고 퇴직하면 그냥 아저씨일 뿐인데, 총경이라고 가오는 엄청 잡는다, 그치? 너무 맹목적으로 따르지 마라. 무슨 일 터지면 나몰라라 할거면서 가오는 겁나 잡는다. 여긴 각자도생이야.”
“승진 빨리하면 좋지. 근데 계급이라는 건 퇴사하면 사라지는 거잖아. 그런데 돈은 아니야. 언제든 이 회사 떠날 수 있게 준비해라. 어차피 여기 들어올 정도면 다들 집안 형편 다 비슷비슷하잖아. 비빌 언덕 없는 거. 대부분 흙수저잖아. 금수저 물고 태어난 놈이 여기 들어오겠어? 네 나이부터 재테크 눈뜨면 10년, 20년 뒤 인생이 바뀐다. 명심해. 나는 당장 떠나도 미련 없어. 월세 받으면서 살면 돼”
그때 당시에도 막연하게 파이어(FIRE)에 대한 동경은 있었다.
하지만 그날 이후로 재테크를 보는 시선 자체가 달라졌다.
단순히 ‘돈 많이 벌고 싶다’는 욕심이 아니라, ‘내 인생을 회사에 전부 저당 잡히고 싶지 않다’는 절박함에 가까운 감정이었다.
그리고 최근, 또 비슷한 말을 들었다. 정년퇴직한 지 얼마 안 된 경찰 선배와 우연히 마주쳐서 대화를 나눌 일이 있었다.
“바실 반장, 6년 차라고 했나? 재테크는 하고 있지?”
선배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나는 현직 때 재테크를 몰랐어. 용기가 없어서 아파트 하나 못 샀고, 결국 공무원 연금 말고는 남은 게 없더라. 그래서 연금수령 받기까지 지금 XX에서 경비 일 해. 바실 반장 아직 젊으니까 재테크 준비 잘하고 노후 준비해. 50대 때 노후준비하면 이미 늦은거야. 20~30대부터 돈 모아놔야지. 나처럼 퇴직하고 또 야간 경비하면 너무 힘들다. 몸이 예전같지도 않고 30년동안 경찰했더니 몸 여기저기 다 고장났어. 나 고혈압도 있는데 야간 근무하네 젠장, 야간근무… 이거 진짜 지긋지긋하다.”
그 말을 듣는데 이상하게 가슴이 먹먹했다.
퇴직을 앞둔 선배들, 혹은 이미 회사를 떠난 선배들이 하나같이 내뱉는 말들.
“재테크 해라”, “회사만 믿지 마라”, “퇴직 후를 준비해라”, "이직 하려면 젊을 때 빨리 준비해라" 등
그런데 그 말 속에는 꼭 숨겨진 문장이 하나 더 있는 것 같다.
“우린 원래부터 기댈 곳이 없었던 사람들이잖아.”
물론 악의는 없다.
오히려 후배를 아끼는 마음에서 나오는 진심이라는 것도 안다.
그런데도 마음 한구석이 못내 불편하다.
아마도 그것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일 것이다.
부모가 건물을 물려주고, 핵심지 아파트를 증여해주고,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안전망이 있었다면…
과연 나는 지금 이 조직 안에서 매일 밤 야간근무를 하며 살고 있었을까.
그래서 나는 요즘 재테크를 단순히 ‘돈 버는 기술’로 보지 않는다.
누군가에게는 재테크가 그저 용돈벌이 내지는 부업 개념일 수 있지만, 나 같은 이들에게는 생존 그 자체다.
회사에 충성하지 않겠다는 의미가 아니고, 태업하겠다는 의미도 아니다.
다만 내 인생의 선택권만큼은 끝까지 잃고 싶지 않은 것이다.
언제든 떠날 수 있는 사람과, 떠날 수 없어서 억지로 버티는 사람의 삶은 공기부터가 다르니까.
어쩌면 내가 재테크에 목숨 거는 이유는 단순하다.
부자가 되고 싶어서가 아니라, 인생에서 처음으로 나만의 ‘선택권’을 가져보고 싶어서인지도 모른다.
제복을 입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나는 내일의 자유를 위해 주식 차트를 보고 부동산을 공부한다.
비빌 언덕이 없다면, 내가 직접 그 언덕이 되면 되잖아.
'바실의 도전기 > 경찰 일기 (2019.05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경찰일기 48] 서울월세에 트레이딩하는 김경장 이야기 (3) | 2025.12.06 |
|---|---|
| [경찰일기 47] 한직(閑職)을 찾아서 (9) | 2025.11.22 |
| [경찰일기 46]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팀장이니까 (4) | 2025.09.08 |
| [경찰일기 45]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4) | 2025.07.24 |
| [경찰일기 44] 아이폰을 사용하는 주임에 대한 생각 (1) | 2025.07.07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