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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 치료후기(바실)

성인 ADHD 약물치료 후기 92(공부 잘하는 약?)

Nomadic-Basil 2020. 10. 10. 05:32

ADHD약은 공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공부를 우대시하고 몸쓰는 일을 천대시하는 사농공상 마인드는 아직까지 유효한 것 같다.

 

물론 정확히 선비, 농민, 공업인, 상인의 순서는 현재에 적용되지는 않겠지만

 

선비(명문대 출신 대기업 직장인, 고위급 공무원, 고시합격자 등등)를 우대하는 마인드는 여전한 듯 하다.

 

어떤 강사는 공부를 못하면 <기술이나> 배우라면서 용접공 흉내를 냈다가 큰 사회적 논란을 야기시킨 사건도 있었다.

 

물론 사회적인 트랜드가 많이 바뀌면서 <유튜버> , <연예인>, <아티스트> 등등 [딴따라]라고 천대시받던

 

직업들이 지금은 장래희망 1순위가 되는 역전현상이 벌어지는 변화기이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공부를 우대시 하는 분위기가 주류인 것은 유효한 듯 하다.

 

뭐.. 10~20년 후에는 주류가 바뀌겠지?

 

(실제로 메가스터디 회장 손주은은 재수설명회에서 애들 재수시키기보다는 재능을 살려서 유튜버를 시키라고 농담반 진담반으로 얘기했었다... 그만큼 앞으로 사회에서는 대학졸업장은 큰 의미 없을 것이라고... ㅋㅋ

재수설명회에서 저 얘기를 했다는 것은.. 참 솔직한 분인 듯 하다. 순도 100% 장사꾼 이었다면 절대 저말을 못했겠지?..)

 

하지만 아직까지는 부모님, 학교 선생님, 사회 분위기 모두 그토록 좋은 대학교를 가기 위한..

 

즉, 대입을 위한 공부를 강조한다.

 

 

 

 

공부 잘하는 약?

 

 

이런 한국의 사회적 영향 때문인지 ADHD약이 <공부 잘하는 약>으로 오용되는 듯 하다.

 

기사를 보니, 학구열이 치열한 강남권에서는 암암리에 ADHD 환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메틸계열의 약물이 사용되는 듯 하다.

 

참으로 기형적인 한국 교육의 씁쓸한 현실이 아닌가 싶다.

 

 

각설하고!

 

누군가 나에게 ADHD 약은 <공부 잘하는 약>입니까?

 

라고 묻는다면 나는 확실하게 <그렇다>라고 할 것이다.

 

 

하지만!! 나의 경우에 한해서다.

 

 

나는 일단 ADHD 환자이며, 주의산만함(한자리에 앉아서 길게 집중을 못하는 것)이 매우 심한 유형이다.

 

실제로 종합주의력 검사(CAT)에서 주의산만함 수치가 매우 높게 나왔다.

 

의사선생님으로부터 이정도 수치면 <의심> 수준이 아니라 <확실한 ADHD> 수준이라고 하셨다.

 

 

고등학교 성적표, 수학 전교 6등!!!

 

 

하지만 단순히 내가 ADHD 환자여서 ADHD 약물이 공부에 큰 도움이 됐다는 것은 아니다.

 

나는 학창시절 수학이라는 과목을 굉장히 좋아했고 꽤 잘했다.

 

공부를 오래 할 수없는 ADHD임에도 불구하고 수학성적은 꽤 잘나왔다.

 

 

-주관성이 전혀 없는 객관적인 학문의 성격

 

-변하지 않는 수학 공식

 

-논리적인 학문의 성격

 

-하나로 귀결되는 답을 도출하는 과정

 

등등 수학의 논리적인 성격이 나와 잘 맞았고 재밌게 느껴졌다.

 

 

<내가 노력을 해서? 누구보다 열심히해서?> 이런 성적을 받은게 절대 아니다.

(난 이런 노력을 강조하는 멘트를 굉장히 싫어하는 편이다)

 

재수없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이건 외가쪽으로부터 타고난 것이다.

 

결정론(유전자의 영향을 강하게 믿음)을 믿는 입장에서 친가쪽은 공부 잘했던 분은 없었지만

(아버지가 ADHD였던 것 같다. 참고로 아버지는 공부를 싫어하셔서 가정형편이 어려운 것도 아니였음에도 고등학교에 가시지 않으셨고 중학교 졸업이다.)

 

외가쪽은 공부를 좋아하셔던 분들이 많았다.

 

서울대, 고려대, 고시합격한 분들이 외가쪽에는 꽤 많았다.

 

어머니도 고등학교때 성적표를 보여주셨는데 상위권이셨다.

(+ 손주은은 자녀의 공부잠재성을 알려면 부모님 대학을 봐야한다고 당당하게 얘기했다.. ㅋㅋㅋㅋ)

 

참 아이러니하게도 ADHD는 친가로부터, 공부머리는 외가로부터 영향을 받은 듯 싶다.

 

 

이런 논리성을 좋아하고 외가쪽 영향을 받아서 그런지 취미가 <100분 토론>을 보는 것이다 ㅋㅋㅋㅋ

 

상대편 패널들끼리 치열하게 논리를 가지고 서로를 공격하는 것은 나에게는 꽤나 흥미롭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정리하자면

 

내가 ADHD 약을 공부 잘하는 약으로 말할 수 있는 것은

 

첫번째는 내가 ADHD로 인해 오래 집중을 할 수 없는 ADHD 환자이기 때문이고

 

두번째는 논리적인 마인드를 어느정도 타고났기 때문이다.

 

 

공부 함수를 정말 간단히 Y= ax 라고 표현한다고 가정한다면

(Y=공부 퍼포먼스 , a=공부 효율성, 공부 센스, 공부계수), x=투입된 시간, 노력, 공부시간)

 

ADHD로 인해 크게 제한이 걸려있던 x(공부시간)이 비약적으로 상승한다.

 

또한 ADHD 특유의 뇌가 잠긴 느낌이 각성상태로 전환되면서 a(총명함, 초집중상태)도 상승한다.

 

말로 풀어쓰면 ADHD약물을 먹게되면 장애물이 모두 제거되면서

 

공부시간과 공부효율이 상승하는 드라마틱한 효과를 얻는 것이다.

 

 

반대로, ADHD 환자일지라도 애초에 학문적인 호기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나처럼 큰 효과가 없을 수도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공부에 한해서 말이다.

 

하지만 다른 예체능쪽으로 타고난 사람이라면 그쪽분야에서는 약물을 통해 비약적인 퍼포먼스 향상이 있을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ADHD 환자가 아닌 사람이라면 부작용은 부작용일테고, 공부함수면에서만 보면

 

나처럼 큰 퍼포먼스의 향상은 없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오히려 a계수가 하락하지는 않을까? (도파민 과다? 심장두근거림? 등의 부작용으로 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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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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