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실의 인생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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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 치료후기(바실)

성인 ADHD 약물치료 후기 95(인생도 잠시 로그아웃이 됐으면)

Nomadic-Basil 2020. 11. 1. 02:43

인생도 로그아웃이 될까요?

 

 

지금 현재 상황에 대해 100% 만족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 70% 정도 만족하고 있다.

 

1년 조금 넘게 준비했던 시험에 붙었고

(내면이 이끄는 시험은 아니었다. 최종합격을 한다고 해도 딱 70% 정도만 행복할 것 같다.)

 

2차 시험도 괜찮게 봤다.

 

그리고 이제 면접 전형이 남았다.

 

시간이 비교적 여유로워서 그동안 못만난 친구들도 하나 둘 씩 만나고 있다.

 

오늘도 아는 친구와 맥주 한 잔 걸치고 집에 들어가서 씻고 침대에 누우니

 

갑자기 엄청난 공허함, 누적된 삶의 피곤, 약간의 우울감, 만사 귀찮음이 찾아왔다.

 

 

이 다크한 느낌이 어디로부터 오는가?

 

곰곰이 생각해봤더니 항우울제로는 해결할 수 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우울증약을 거의 2주째 안먹고 있긴 하다.)

 

 

일단 내 삶을 돌이켜보면 한 달이상 마음 편히 쉰적이 없던 것 같다.

 

 

중학생 때는 부모님 등쌀에 못이겨 특목고 전문학원을 다녔는데 저녁 10시까지 학원에 있었다.

 

고등학생 때는 당연히 좋은 대학에 가려고 학원에서 저녁 늦게까지 있었다.

 

대학교에 가서는 더 좋은 대학에 가려고 재수를 했다. (정확히는 반수)

 

 

반수해서 기존의 학교보다 조금 더 좋은 대학교로 가서

 

그저 남들처럼 좋은 학점, 여러가지 대외활동, 스펙을 쌓기 위해 나름 열심히 살았다.

 

대학교를 졸업해서는 객실승무원, 일반사기업, 교직원, 공기업, 각종 자격증, 토익을 준비했다.

 

그리고 현재시점인 수험생이 돼서 시험만을 위해 열심히 달려왔다.

 

 

중학생부터 지금까지,

 

더 정확히는 14살부터 28살까지 약 14년 간, 과연 휴식다운 휴식이 있었나? 싶다.

 

그저 쫓기는 삶에 기계처럼 살아왔고 쫓기는 삶이 이제는 너무 지친다.

 

ADHD 약물 부작용으로 인한 심적 고통도 한 몫 했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장점이 더 많았지만)

 

지금도 면접 준비 때문에 자잘한 스트레스가 있어서 이런 회의감이 드는건가 싶기도 하다.

(쉬는게 쉬는게 아닌..)

 

 

컴퓨터 게임도 게임이 질리면 잠시 로그아웃을 하는 것 처럼

 

실제 삶도 게임처럼 잠시 로그아웃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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