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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실의 인생 일기
성인 ADHD 약물치료 후기 38(내가 우울증이 없는 이유 Feat. 해리포터) 본문
BGM - Enchanted (Taylor Swi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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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를 가진 사람들은 우울증 및 기타 정신질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한다.
그도 그럴것이,
스스로 목표했던 것을 이루지 못하고.. 그 원인을 본인의 의지, 노력으로 책임을 돌리다보니..
결국 자책감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지 않을까?
게다가, 주변사람들까지 부정적인 피드백을 한다.
이런 것들이 오랜 시간동안 누적되면, 없던 우울증도 생길 듯 하다.
하지만.. 나의 경우는 우울증은 없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봤다.
아마, 삶의 행복도가 ADHD로부터 오는 우울감보다 높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오늘은 삶의 행복도가 높은 이유에 대해서 포스팅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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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성취감
나는 목표를 설정하면, 끈기있게 나아가는 편이다.
도중에 쉽게 포기하지는 않는 편이다.
ADHD가 있기에 한자리에 앉아서 길게 집중을 할 수 없지만..
그래도 미련하게 계속 앉아 있었다.
10시간을 도서관에 앉아있으면.. 그래도 2시간은 공부를 하는 셈이니까?..
공부 효율이 매우 안나오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집요하게 목표치를 이루려고 노력하는 편이었다.
(물론 지금은 약물치료를 하니깐, 그런 개고생은 안해도 되지만..ㅎㅎ)
그래서 장학금을 받을만큼 학업 목표를 이룬 경험도 더러 있었다.
이 때의 성취감은 정말 대단했다!
(공부효율이 낮아도.. 결국 이루긴 이뤘구나!)
이러한 성취감에는 목표치에 도달하기 위해 기존의 방법을 미련하게 고수하지 않고,
다른 방법을 찾는.. 그야말로 우회할 줄 아는 유연한 사고도 한 몫 하는 것 같다.
예를 들면, 달달 외우는 암기과목을 듣지 않았다.
달달 외우는 과목은 오랜 시간동안 책상 앞에 앉아서 집요하게 물고 늘어져야 암기를 할 수 있기에
주의산만함이 심한 나에게는 매우 맞지 않는 방법이라 생각했고 발표나 토론수업 위주로 들었다.
발표나 토론수업은 암기과목같은 수렴적 사고(답이 딱 떨어지는 성향)가 아니라
발산적 사고이다보니, 적극적인 사고가 가능했달까? 그래서 주의산만함이 덜했다.
결론적으로, 발표나 토론수업은 항상 재밌었다.
그리고 내가 가지고 있는 재능 중에는 말하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떤 주제에 대해서 발표 자료를 모으고, 이러한 자료를 토대로 PPT를 만들고,
PPT를 보면서 발표하는 것이 나에게는 매우 흥미로웠다.
그리고 사람들을 웃기고 싶은 욕심도 있었기에, 발표 중간중간에 위트있는 개그를 친다.
대부분 사람들은 웃어줬던 것 같다.
(가끔 발표가 끝나고, 어느 학생이 나에게 와서 발표 너무 재밌게 잘 들었다고 칭찬해준 경험도 있었다..뿌듯 ㅎ)
결국, 높은 학점을 얻기 위해서
약점(주의산만함)을 최소화하고 나의 재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수업들을 찾아 들었던 방법이 유효했었다.
그리고 이는 매우 짜릿한 성취감으로 다가왔다.
이는 삶의 행복으로 이어졌다.
2. 자존감
20살 때, 처음으로 헬스장에 등록했다.
50kg에 가까운 나의 비루한 몸을 바꾸고 싶었기 때문이다.
PT 받을 돈이 없다보니, 정확한 운동법, 식단을 모른체 무작정 헬스장에 갔다.
그렇게 2달정도 헬스장에 매일 출석을 하다보니..
관장님의 시선에서는 내가 대견했나보다.
(헬스장 등록해놓고 안나오는 사람들이 워낙 많으니까..ㅎㅎ)
어느 날 헬스클럽 관장님이 나에게 와서 말을 했다.
"XX아, 너 진짜 몸 만들고 싶구나? 무료로 PT 해줄테니까 내일부터 밥 든든히 먹고 와라~"
결국 관장님의 무료 PT로 정확한 운동법, 영양학, 휴식에 대해서 배웠고
내가 원하던 몸짱을 이룰 수 있었다.
물론 SNS스타처럼 엄청난 몸짱까지는 아니지만 이전과는 확실히 다른 멋진 몸을 가질 수 있었다.
외적인 변화와 더불어 심리적인 변화도 대단했다.
바로 <자존감>이란 감정이 매우 솟구쳤다.
예를 들면 이렇다.
어느 조각가는 3년에 걸쳐서 각고의 노력 끝에 근사한 작품을 완성했다.
조각가는 작품에 먼지가 쌓이지 않도록 매일매일 먼지를 털어주고, 광을 낸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어느 행인이 작품을 발로 찼다.
당연히 조각가는 화가 솟구칠 것이다. 자신이 힘들게 만든 작품을 발로 차다니?
그리고 뭐라고 한마디 할 것이다.
보디빌딩도 이와 비슷하다.
어깨 근육이 부족하면, 어깨운동을 해서 사이즈를 키운다.
등 근육이 부족하면, 턱걸이를 해서 등 근육을 키운다.
그렇게 자신의 몸이 하나의 조각작품이 된다.
조각가가 자신임과 동시에 조각품도 자기 자신이다.
결론적으로 헬스를 하면서 나 스스로를 존중하고, 소중히 여기게 됐다.
이게 바로 <자존감> 아닐까?
참고로, 나는 운동 전에는 소심했고 내향적이었다.
나의 의견을 당당하게 말하지 못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시선을 많이 신경썼었다.
하지만 운동을 하고나서는 180도 변했다.
누군가 나에게 부정적인 에너지를 준다면, 나는 곧바로 기분이 나쁘니 그렇게 말하지말라고 말한다.
그리고 나를 소중하게 여기다보니, 남의 시선에는 별 신경을 쓰지 않게 됐다.
남이 뭐라고 하든 말든, 나는 나니까.
부정적인 피드백이 있다고해도 별로 심적인 타격은 없었다.
보디빌딩이란 운동으로 얻은 <자존감>은 삶의 행복에 큰 영향을 주었다.
3. 사람냄새
대학교를 다니면서 공부만 하고 싶지는 않았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좀 더 넓은 세상을 눈으로 직접 보고 싶었고, 피부로 느끼고 싶었다.
그래서인지, 학교 밖으로 나가서 대외활동을 많이 했다.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 장애아동을 대상으로 여러 교육봉사활동을 했다.
돈으로는 살 수 없는 값진 시간이었고, 긍정적인 경험이었다.
그리고 교육활동에 매력을 느껴서, 임용고시를 볼 생각은 없었지만 교직이수를 했었다.
작년에는 교생실습도 다녀왔다.
이러한 교육활동을 하면서, 순수한 아이들을 정말 많이 만났다.
아이들은 조건없이 순수하게 나를 좋아해줬고 그 과정에서 사람냄새라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았다.
아이들로부터 받았던 관심과 사랑은 삶의 행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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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해리포터 팬들은 알겠지만, 해리포터 세계관에는 디멘터라는 악의 존재가 있다.
이것들을 물리치기 위해서는 Expecto Patronum이라는 주문을 외워야 한다.
단순히 주문을 외우는 것뿐만 아니라,
본인의 삶에서 행복했던 감정들을 생각하면서 주문을 외워야한다.
이와 비슷하게,
내가 ADHD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울증에 걸리지 않았던 것은
<성취감> + <자존감> + <사람냄새>라는 긍정적인 에너지들이 행복으로 이어졌고,
이러한 행복은 ADHD으로 인한 우울감으로부터 지켜주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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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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